김민석 민주당 대표, 취임 후 첫 현장 최고위서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 요구
손봉기·김성수 대법관 후보 ‘서면 제청’이 발단…국민의힘은 “사법부 독립 침해” 반발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조희대 대법원장을 향해 공개적으로 사퇴를 요구하고 사법개혁 추진을 예고했다.
김 대표는 19일 부산 동구 민주당 부산시당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조 대법원장의 대법관 후보 임명 제청 방식을 문제 삼으며 “당장 나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지난 17일 당대표로 선출된 뒤 열린 첫 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사법부 문제를 전면에 꺼낸 것이다. 현재 민주당 공식 지도부 페이지에도 김민석이 당대표로 안내돼 있다.
김민석, 조희대 겨냥 “물러나는 것이 맞다”
김 대표가 문제 삼은 것은 전날 진행된 신임 대법관 후보 제청이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지난 18일 손봉기 대구지방법원 부장판사와 김성수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대법관으로 임명해 달라고 대통령에게 제청했다. 대법원도 두 사람의 임명 제청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김 대표는 이 과정에서 대통령과 사전 조율 없이 서면으로 후보를 제청한 점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조 대법원장을 향해 “해방 이후 최악의 대법원장”이라고 평가하면서 물러나는 것이 맞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이번 일을 계기로 민주당이 “사법개혁을 시작하겠다”고 예고했다.
대법관들에게도 공개적인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법관회의를 열어 이번 제청 과정이 적절했는지 판단하고 조 대법원장의 거취에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주장이다.
다만 김 대표가 사용한 ‘사법농단’, ‘법 위반’ 등의 표현은 민주당 측의 정치적·법률적 평가다. 현재 조 대법원장이 이번 제청으로 위법 행위를 했다는 사법적 판단이 내려진 것은 아니다.

왜 ‘서면 제청’이 논란됐나
대법관 임명 절차는 헌법에 규정돼 있다.
대한민국 헌법 제104조 2항은 대법관을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규정한다. 즉 대법관 후보를 제청하는 권한은 대법원장에게 있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법에 명시된 제청권 자체보다 제청 과정에서 이어져 온 대통령과 대법원장 사이의 사전 협의 관행이다.
그동안에는 대법원장이 대통령실과 최종 후보를 조율한 뒤 대통령을 직접 만나 대면 방식으로 제청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조 대법원장은 이번에 사전 조율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두 후보를 서면으로 제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따라서 ‘대통령과 사전에 반드시 협의해야 한다’는 절차가 헌법 조문에 명시돼 있는 것은 아니다. 민주당은 기존 관례를 무시한 일방적인 제청이라고 비판하는 반면, 야당은 대법원장의 헌법상 권한 행사라는 입장이다.
조 대법원장은 19일 출근길에서 서면 제청을 택한 이유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국민의힘 “대법원장 고유 권한”…민주당과 정면충돌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사퇴·탄핵 압박에 반발했다.
국민의힘은 공식 논평에서 대법원장의 대법관 제청권은 헌법에 따른 권한이라며, 대통령과 사전에 협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법부 수장을 압박하는 것은 사법부 독립을 훼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역시 대법관 제청권을 사법부 독립을 위한 핵심 권한이라고 강조하며 민주당의 비판을 문제 삼았다.
반면 민주당 지도부에서는 김 대표뿐 아니라 한병도 원내대표와 일부 최고위원들도 조 대법원장의 제청 시점과 방식을 비판했다. 일부에서는 조 대법원장 탄핵까지 거론되면서 정치권 공방이 더욱 커지고 있다.
현재 단계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의 사퇴나 탄핵이 결정된 것은 아니다. 확인된 것은 김민석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가 공개적으로 거취 문제를 제기했고, 국민의힘은 이를 사법부 독립 침해라고 맞서고 있다는 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