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하영, 증조부 안상호 친일 행적 논란 이후 SBS 새 드라마 촬영 일정 재개
소속사 “기존 일정 이어가는 중”…SBS는 “엄중하게 받아들여, 제작사와 신중히 논의”

배우 하영이 증조부 안상호의 친일 행적 논란 이후 잠시 멈췄던 SBS 새 드라마 ‘승산 있습니다’ 촬영을 다시 이어가고 있다.
하영 소속사 비스터스엔터테인먼트는 20일 “기존 촬영 일정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촬영 일정과 진행 상황에 대해서는 별도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후 SBS도 추가 입장을 냈다. ‘승산 있습니다’ 측은 하영을 둘러싼 최근 사안에 대해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현재 제작사 및 관계자들과 함께 다각도로 신중하게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하영이 현재 촬영장에 복귀한 것은 확인됐지만, 제작진이 관련 논의를 모두 끝내고 향후 출연 방침까지 최종 확정했다고 보기는 이르다.
하영 ‘승산 있습니다’ 촬영 재개…이제훈과 주연
‘승산 있습니다’는 2027년 상반기 방송을 목표로 제작 중인 SBS 새 드라마다.
전직 변호사이자 현직 법률사무소 사무장인 권백이 동료들과 함께 승산 없어 보이는 사건을 뒤집어가는 명랑 코믹 법조 탐정물이다. 이제훈이 권백 역, 하영이 신참 변호사 여심희 역을 맡았다.
하영이 연기하는 여심희는 돈이나 배경은 없지만 성실함으로 버티는 신참 변호사다. 과거 자신의 롤모델이었던 권백의 제안을 받아 법률사무소 ‘승산’에 합류하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연출은 ‘커넥션’, ‘마이데몬’에 참여한 권다솜 감독이 맡았다. ‘순풍산부인과’,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 등을 공동 집필한 정진영·김의찬 작가가 극본을 쓴다.
논란 이후 하영이 촬영 현장에서 한동안 휴식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으나, 20일부터 기존 촬영 일정을 다시 소화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작은 ‘4대째 의사 집안’ 발언…소속사도 입장 번복
논란은 지난 7일 방송된 KBS2 ‘옥탑방의 문제아들’에서 시작됐다.
하영은 방송에서 자신이 4대째 의사 집안이라며 증조부가 일본에서 서양 의학을 공부했고 고종의 진료에도 참여했다는 취지로 가족사를 소개했다. 이후 하영의 증조부가 의사 안상호(1872~1927)로 알려지면서 일제강점기 행적이 다시 주목받았다.
비스터스엔터테인먼트는 처음에는 온라인에서 제기된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취지의 입장을 냈지만, 추가 확인 뒤 이를 정정했다.
소속사는 11일 안상호가 1916년 대정친목회 평의원 명단에 이름을 올린 기록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확인했다. 충분한 검증 없이 성급하게 입장을 밝혀 혼란을 줬다며 사과했다.
대정친목회는 당시 조선총독부가 내선융화를 목적으로 한 단체로 분류했던 조직이다. 역사 연구에서도 일제의 식민통치에 협력한 성격의 단체로 다뤄진다.
1918년 조선총독부 기관지 ‘매일신보’에는 안상호의 가족이 ‘일선동체’의 사례로 소개된 기록도 확인된다.
다만 역사적 분류에서는 구분할 부분이 있다.
안상호는 정부가 공식 발표한 친일반민족행위자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으며, 민족문제연구소가 2009년 발간한 ‘친일인명사전’에도 등재되지 않았다. 민족문제연구소 측은 친일 관련 행적은 확인되지만 당시 사전의 지속성·반복성·적극성 등 등재 기준에는 미달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기사의 역사적 사실을 설명할 때는 확인된 개별 행적과 공식 명단 등재 여부를 구분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영 “무지한 채 가족 자랑처럼 꺼냈다” 자필 사과
하영은 소속사의 정정 입장 다음 날인 12일 직접 자필 사과문을 공개했다.
그는 가족에게 전해 들은 이야기만으로 증조부의 삶을 단편적으로 알고 있었다며, 관련 자료를 직접 찾아본 뒤 증조부의 친일적 행적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를 알지 못한 상태에서 여러 자리에서 증조부 이야기를 가족의 자랑처럼 꺼낸 점을 반성하고, 후손으로서 사과한다는 뜻을 전했다.
논란 여파로 14일 예정돼 있던 넷플릭스 시리즈 ‘이런 엿같은 사랑’ 관련 인터뷰도 취소됐다.
이번 사안에서 하영 본인에게 일제강점기의 행위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현재 논란의 핵심은 하영이 방송에서 증조부의 일부 이력을 자랑스럽게 소개한 뒤 뒤늦게 다른 역사적 기록들이 알려졌고, 소속사도 초기 확인 과정에서 잘못된 입장을 냈다는 점에 있다.
SBS “엄중하게 받아들여”…출연 방침 최종 결론은 아직
20일 현재 하영은 ‘승산 있습니다’ 촬영을 다시 시작했다.
그러나 SBS가 같은 날 관련 사안을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히며 제작사·관계자들과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한 만큼, 촬영 복귀와 별개로 제작진 차원의 검토는 계속되고 있는 상태다.
현재까지 하영의 하차나 캐스팅 변경이 공식 발표된 사실은 없다. 반대로 제작진이 논란과 관련한 논의를 모두 마쳤다고 발표한 것도 아니다.
‘승산 있습니다’는 2027년 상반기 SBS 방송을 목표로 촬영 중이며, 구체적인 첫 방송 날짜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